공매는 유찰될수록 싸질까 — 진행 중인 주거용 물건 425건을 재봤다

최종 업데이트 2026-08-15

공매를 처음 보는 사람은 대개 유찰 횟수부터 셉니다. "8회나 유찰됐네, 그럼 반값 아래겠구나." 이 계산이 실제로 맞는지, 지금 온비드에 올라와 있는 물건으로 확인해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유찰 횟수와 가격은 생각만큼 깔끔하게 비례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집계했나

  • 표본: 집계 시점에 입찰이 진행 중인 주거용 건물과 오피스텔 425건. 감정가와 최저입찰가가 모두 있는 물건만 담았습니다.
  • 지표: 최저가율 = 최저입찰가 ÷ 감정가. 100%면 감정가 그대로, 50%면 감정가의 절반입니다.
  • 대푯값: 평균이 아니라 중앙값을 씁니다. 고가 물건 몇 건이 평균을 끌고 가기 때문입니다(전체 평균 55.7%, 중앙값 53.3%).
  • 제외: 최저가율이 120%를 넘는 물건 1건은 뺐습니다. 감정가 5억 1,950만 원인데 최저입찰가가 51억 9,500만 원으로 정확히 10배 — 원자료의 자릿수 오류로 판단했습니다.
  • 유찰 회차별로 나누면 표본이 1-3건인 칸이 생겨 값이 튀므로 구간으로 묶었습니다.

집계 SQL은 `scripts/analysis-auction-discount.ts`에 그대로 있습니다.

유찰 구간별 최저가율

유찰물건 수최저가율 중앙값최저최고
0회15657.1%33.7%101.3%
1-2회2360.3%48.2%75.0%
3-5회8352.0%36.7%94.7%
6-9회7955.1%28.3%91.5%
10회 이상8448.2%27.7%80.9%

통념이 어긋나는 지점 두 가지

첫째, 1-2회 유찰 물건이 한 번도 유찰되지 않은 물건보다 비쌉니다. 0회는 57.1%인데 1-2회는 60.3%입니다. 유찰이 붙었는데 가격은 오히려 높습니다.

이건 저감이 안 됐다는 뜻이 아니라, 처음부터 감정가 대비 낮게 시작한 물건들이 0회 칸에 많이 들어 있다는 뜻입니다. 공매는 재공고를 하면서 감정가를 다시 매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0회 유찰"이 곧 "감정가 100%"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0회 칸의 최저가율은 33.7%부터 101.3%까지 흩어져 있습니다.

둘째, 6-9회 구간이 3-5회보다 비쌉니다. 52.0% → 55.1%로 되레 올라갑니다. 10회를 넘어가야 48.2%로 확실히 내려갑니다.

정리하면, 유찰 횟수는 가격의 대략적인 방향만 알려줄 뿐이고 구간 안의 편차가 구간 사이의 차이보다 큽니다. 6-9회 구간만 봐도 28.3%부터 91.5%까지 있습니다. 같은 "7회 유찰"이라도 어떤 물건은 감정가의 3분의 1이고 어떤 물건은 9할입니다. 유찰 횟수로 물건을 고르는 건 사실상 아무것도 고르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유형별로 보면 성격이 갈린다

유형물건 수최저가율 중앙값유찰 중앙값
오피스텔16755.1%3회
도시형생활주택7854.2%0회
다세대주택7152.2%3회
아파트4568.6%0회
연립주택2745.9%7회
단독주택2547.9%12회

여기서 그림이 선명해집니다.

아파트는 비싸고 안 밀립니다. 최저가율 중앙값 68.6%로 가장 높고, 유찰 중앙값은 0회입니다. 수요가 있으니 저감될 새가 없습니다. 아파트 공매에서 "반값"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단독주택은 반대편에 있습니다. 유찰 중앙값이 12회입니다. 절반 이상의 단독주택 물건이 열두 번 넘게 유찰됐다는 뜻입니다. 가격은 47.9%까지 내려와 있지만, 이 정도로 밀렸다는 건 시장이 그만한 이유로 외면했다는 신호로 읽는 편이 안전합니다. 위치·권리관계·실사용 제약 중 하나는 걸려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연립주택도 유찰 7회, 45.9%로 비슷한 성격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봐야 하나

  1. 유찰 횟수는 필터가 아니라 질문거리입니다. "왜 이만큼 유찰됐는가"를 확인하기 전에는 싼 게 아닙니다.
  2. 감정가를 그대로 믿지 마세요. 감정 시점이 오래됐거나 재산정된 경우가 있습니다. 인근 실거래와 대조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내집어디의 공매 상세 페이지에는 같은 법정동 실거래를 함께 보여드립니다.
  3. 유형별 기준선을 알고 보세요. 아파트에서 60%는 싼 편이고, 단독주택에서 60%는 비싼 편입니다.

권리관계 확인이 먼저라는 점은 변하지 않습니다. 낙찰 후 떠안게 되는 권리가 있으면 최저가율이 아무리 낮아도 손해입니다. 권리분석 기초온비드 입찰 절차를 먼저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공매와 경매의 차이는 여기에 정리해뒀습니다.

이 집계의 한계

  • 지금 진행 중인 물건만 담았습니다. 낙찰된 물건이 아니라 팔리지 않고 남아 있는 물건의 분포입니다. 실제 낙찰가는 이 표에 없습니다.
  • 그래서 "유찰이 많은 물건이 안 팔린다"는 결론을 이 데이터로 낼 수는 없습니다. 낙찰 결과는 별도 자료가 필요합니다.
  • 표본이 시점에 따라 바뀝니다. 집계 기준일은 2026년 8월 15일입니다.
  • 유형 분류는 온비드의 물건 카테고리를 그대로 따랐습니다.

지금 입찰 가능한 물건은 공매 목록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